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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의 경제 & 열쇠
소수점의 경제
인터넷은 서로 연결되어 있는 것처럼 보이지만 사실은 서로 연결되지 않았다. 수많은 앱들은 같은 인터넷 프로토콜을 사용하지만 독자적인 서버를 가지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앱에서 사용하는 자산을 또 다른 앱에서 사용할 수 없다.
카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은 라인에서 사용할 수 없는 것처럼 말이다. 카톡에서 구매한 이모티콘을 라인에서 사용하게 해 준다면 라인 측에서는 이득은 없지만 저장해야 하는 데이터는 늘어나게 되니 할 이유가 전혀 없다.
하나의 옷과 신발 그리고 돈을 가지고 여러 공간 또는 앱에서 사용할 수 있어야 메타버스가 구축되었다고 할 수 있다. 그러기 위해서는 모든 공간은 연결되어야 한다. 최소한으로 자산의 데이터가 공유되어야 하며 공유되는 데이터는 공공의 성격을 지닌 서버에 저장되어야 한다. 그리고 누구든지 그 서버에 접근 가능해야 한다. 그런 의미에서 블록체인은 인터넷에 메타버스를 구축하기 위해 꼭 필요하다.
블록체인은 하나의 큰 데이터베이스라고도 할 수 있다. 누구든지 자산이나 화폐를 블록체인에 만들어 저장할 수 있고 저장된 이상 조작할 수 없다. 저장한 당사자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데이터를 저장한 이상 공공의 성격을 지니게 되며 보유한 자산은 오롯이 본인만이 통제할 수 있다.
현재의 인터넷 앱들에서 자산은 소유하는 것이 아니라 권한을 주는 것에 불과하기 때문에 하나의 기업이 망하게 된다면 더 이상 소유할 수 없다. 구찌가 망하게 되면 구찌에서 구매한 것들은 더 이상 사용할 수 없는 세계관이기 때문에 메타버스를 현실세계처럼 구현하기 위해서는 권한이 아니라 자산을 실제로 소유할 수 있어야 한다. 구찌에서 옷을 구매한 이상 본인 소유이기 때문에 선물로 주거나 되팔거나 버리거나 하는 행동은 본인이 결정한다. 블록체인에서 구매한 이모티콘이나 아바타의 옷들 역시 본인의 소유이기 때문에 선물로 주거나 되팔거나 버리는 행동은 기업이 결정할 수 있는 것이 아니라 본인이 결정할 수 있다. 이처럼 블록체인은 디지털 자산의 소유권을 인정하게 해 줌으로써 메타버스 세계와 현실세계의 괴리감을 줄여준다.
시장에서 접할 수 있는 대부분의 블록체인은 퍼블릭 블록체인이다. 퍼블릭 블록체인에서 노드는 블록체인을 운영하는데 도움을 주며 노드는 누구나 될 수 있어야 한다. 만약 노드를 제한하게 되면 블록체인이 중앙화되기 때문에 제대로 된 기능을 하지 못하며 그런 이유로 상위권의 플랫폼 블록체인들은 전부 노드를 제한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노드를 제한하지 않기 때문에 노드가 늘어나면 늘어날수록 점점 탈중앙화된다는 특성을 가지게 된다. 블록체인을 만든 주체는 점점 권한을 잃는 것이다.
실질적인 이득이 거의 없기 때문에 한국의 대기업도 블록체인을 내놓았지만 노드가 되는 것에 제한이 있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내놓았다. 만약 구글이 노드를 제한하지 않는 퍼블릭 블록체인을 만든다 하더라도 다른 대기업들이 해당 블록체인을 사용할지, 얼마나 많은 사람들이 사용할지의 의문이 남아있다. 대기업들이 서로 다른 블록체인을 사용한다면 서로 소통하지 않는 사물인터넷들과 다를 바가 없다. 블록체인을 서로 잇는 브릿지 시스템이 나올 수도 있겠지만 하나의 같은 블록체인을 사용하는 것에 비하면 매우 비효율적이다.
기업이 블록체인 프로토콜 자체를 만들 수 없다면 그들이 할 수 있는 것은 대중적으로 사용되는 플랫폼 블록체인에 앱을 내놓는 것이다. 블록체인 앱은 디앱 또는 댑(dApp, Decentralized Application)이라고 부르는데 전통적인 앱과는 다른 특성을 가지고 있다. 바로 탈중앙화된 앱이기 때문에 앱을 만든 주체는 대부분의 권한을 내려놓아야 한다는 것이다.
앱스토어 같은 현재의 앱 시장에 앱을 내놓는 것은 상업시설을 짓는 것과 같다. 내 가게(앱)를 만들고 비즈니스를 통해 수익을 얻어간다. 하지만 블록체인의 디앱은 대가 없이 공공시설을 짓는 것과 같다. 기존의 앱을 변경할 수 없기 때문에 앱을 업데이트하고 싶다면 새로운 앱을 출시해야 하고, 사용자는 기존의 앱을 그대로 사용할지 업데이트된 앱을 따라갈지를 스스로 선택할 수 있다. 기업의 결정대로 앱을 업데이트하던 전통적인 앱 시장에서 기업과 사용자가 결정해야 업데이트할 수 있는 블록체인의 앱 시장으로 변화한 것이다.
내 자본과 시간을 들여 공원을 만들고 사회에 환원하는 것과 같은 이러한 디앱을 만드는 일은 이윤을 추구하는 기업의 입장에서 뛰어들기가 쉽지 않다. 그럼에도 수많은 디앱이 생긴 이유는 바로 토큰이다. 앱 자체로 수익을 벌어갈 수 없기 때문에 토큰 이코노미를 구축해 수익을 얻어간다. 블록체인 앱이 사회에 환원된 공원이라 비유하면 이 공원은 누구나 사용할 수 있지만 누군가는 관리를 해야 한다. 이 관리를 토큰에 부여하는 경우가 많다. 공원의 배치나 시설의 업그레이드는 토큰을 보유한 사람들의 투표로 이뤄진다.
앱의 사용성이 있어 사용자가 들어오고, 사용자는 앱을 사용하며 토큰을 얻고, 토큰은 사용자에게 다시 가치를 주는 선순호나 관계가 잘 만들어져야 하며 이러한 토큰 이코노미가 블록체인 시장에 들어오려는 기업에게는 가장 중요한 키라고 생각한다.
원화가 CBDC로 발행되더라도 발행되는 원화의 개수는 계속해서 늘어날 것이기 떄문에 지금과 양적으로 다르지 않다. 발행된 디지털 화폐의 개수를 고정하는 것은 불가능하기 때문에 CBDC로 만들어진 원화가 발행량이 정해져 있는 비트코인을 대체할 수는 없다.
게다가 일단 정부가 디지털 화폐를 발행하게 된다면 은행들이 설 자리가 많이 없어지게 된다. 현재는 상업은행들이 중앙은행과 사용자의 사이에 위치하며 여러 금융서비스를 제공하지만 중앙은행의 디지털 화폐가 있다면 중앙은행과 사용자의 직접적인 연결이 가능하다.
또한 블록체인에서는 모든 거래가 공개된다. 누구든지 볼 수 있는 거래지만 익명이기 때문에 거래 대상을 특정할 수 없지만 상점은 거래한 시간과 지불된 코인의 양으로 거래 대상을 알 수 있으며 나의 지갑 정보로 지금까지 어떤 거래를 해왔는지 지갑에 얼마나 있는지를 알 수 있다. 그렇기 때문에 암호화폐를 실생활에서 지불 수단으로 사용하는 데에는 무리가 있다. 아는 사람에게 전송 또는 지불한다면 내가 얼마나 많은 암호화폐를 보유하고 있는지 알 수 있기 때문이다. 따라서 암호화폐는 익명의 사람과 거래를 하는 데 사용되고 있고 특화될 것이다.
CBDC는 활발히 연구되고 있지만 그 중 하나의 방안으로 플랫폼 블록체인의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는 것도 고려되고 있다. 이더리움 블록체인에서 발행되는 USDC의 경우 미국 기업 Circle에서 금융기관의 규제를 받아 USDC를 발행하고 있으며 $1와 1 USDC를 교환해주기 때문에 USDC는 항상 1달러의 가치를 가진다.
중앙은행에서 디지털 화폐가 필요하다는 결론을 내린다는 가정하에 정부에서 해결하려면 CBDC를 사용할 것이고 시장에서 해결하기 위해서는 스테이블 코인을 사용하지 않을까 한다. CBDC가 발행된다면 스테이블 코인의 사용성이 많이 줄얻르겠지만 비트코인이나 이더리움 같은 암호화폐에는 많은 영향을 미칠 것이라고 생각하지 않는다.
변동성이 크기 위해서는 매수와 매도 주무이 적어 투자자가 원하는 가격에 사고팔지 못해야 한다.
암호화폐 거래소는 Coinmarketcap 사이트 기준으로 2021년 300개가 넘는다. 하지만 한국에도 200개가 넘는 거래소가 있었다는 기사들로 보아 전 세계에는 엄청나게 많은 거래소가 있을 것이다. 이 많은 거래소들이 비트코인의 물량을 나눠가지고 있다. 게다가 상당 부분의 비트코인은 개인들이 지갑에서 보관하고 있고 약 10%의 비트코인만 거래소에 보관되고 있다. 즉 비트코인의 10% 물량이 전 세계 거래소에 퍼져있기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매수와 매도 주문이 적을 수밖에 없다.
거기다가 암호화폐 시장에서 비트코인은 기축통화이기 때문에 거래소들은 비트코인을 거래하는 종목을 여러 개 제공한다. 비트코인과 달러 거래뿐만 아니라 비트코인과 수많은 코인의 거래도 제공하기 때문에 비트코인은 하나의 거래소 안에서도 여러개로 나눠진다.
이러한 구조 때문에 암호화폐 거래소의 비트코인 매수, 매도벽은 생각보다 매우 얇다.
또한 비트코인 채굴자들은 최신 비트코인 채굴기계 기준으로 200일은 지나야 기계값만큼의 이익을 낼 수 있다. 기계값이나 전기값이 만만치 않기 때문에 채굴자들은 생성되는 비트코인을 시장에 팔아야 한다. 비트코인이 적정한 가격대에 올라오면 대규모로 시장에 팔기 때문에 비트코인 변동성에 많은 영향을 미친다. 비트코인의 매수 물량은 적은 편이기 때문에 채굴자의 매도 물량은 비트코인 가격을 하락시키기에 충분하다.
코인은 플랫폼 블록체인에서 사용되는 기축 암호화폐를 말한다. 그리고 플랫폼 블록체인 위에 만들어진 앱에서 사용하는 암호화폐는 토큰이라고 한다. 다시 말해 플랫폼용 암호화폐는 코인, 앱용 암호화폐는 토큰이라고 생각하면 쉽다.
해당 플랫폼 블록체인이 얼마나 사용되었고 어떻게 사용되는지 얼마나 많은 스마트 컨트랙트가 사용되었고 존재하는지 등의 정보가 모두에게 공개되어 있기 때문에 코인은 나름대로의 가치판단이 가능한 편이다. 반면 토큰은 공개되어 있는 자료가 많지 않고 개인이나 기업 등에 좌우되기 때문에 가치판단을 하기가 매우 어렵다.
물론 미래에는 코인보다 토큰을 투자하는 것이 더 잠재력 있고 좋은 가치투자일 수도 있다. 코인은 플랫폼 블록체인을 돌아가도록 만드는 보상 수단으로 사용되어야 하기 때문에 어느 정도 인플레이션이 필요하기 때문이다. 또한 사용자가 직접 사용하는 것은 블록체인이 아니라 앱일 것이기 때문에 킬러앱의 토큰을 투자하는 것이 기축통화인 코인을 투자하는 것보다 더 큰 보상이 따라올 수 있다.
그렇지만 토큰은 매우 조심히 투자해야 한다. 먼저 토큰은 주식이 아니기 때문이다. 토큰의 사용성은 주식보다 못한 경우가 많으며 토큰의 초기 투자자들은 기업이 앱을 어떤 방향으로 개발하고 있는지, 잘 개발하고 있는지 등의 정보를 전혀 알 수가 없다. 토큰 투자가 위험한 또 다른 이유는 아직 플랫폼 블록체인의 승자가 정해지지 않았기 때문이다. 토큰 자체의 리스크도 존재하지만 플랫폼 블록체인 리스크도 존재하기 때문에 아직 완성되지 않은 앱의 토큰을 투자하는 것은 매우 신중하게 해야 한다.
암호화폐 시장에서는 하루 100조 원이 넘게 거래되고 있다. 현재의 시장 자체는 그 정도의 가치를 가지고 있지 않기 때문에 상당한 양의 버블이 끼어있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터지면 회생이 불가능한 버블이 아니라 캘리포니아 골드러시나 닷컴 버블과 비슷한 류의 버블이라고 생각한다. 실체가 있었지만 과도한 수요에 의해 쓸모없는 버블이 만들어진 경우이다.
골드러시는 캘리포니아를 만들어냈고 인터넷은 수많은 IT기업들을 만들어냈다. 코인 시장도 언젠가는 버블이 터질 테지만 시장 전체가 사장되는 것을 의미하는 것은 아니다.
캘리포니아에 금을 캐러 간 사람보다 청바지를 팔고 장비를 제공하고 숙소를 제공한 사람들이 더 많은 부를 벌어들일 수 있었고, 닷컴버블 때도 직접 주식을 투자한 사람보다 인터넷 기업을 만들고 코딩을 공부한 사람들이 더 많은 부를 축적할 수 있었던 것처럼, 블록체인 시장도 코인을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더 많은 기회가 바깥에 있을 수 있다.
블록체인의 시장이 진짜이고 앞으로도 발전될 가능성이 있다면 블록체인에 꼭 필요한 제품을 만드는 기업을 투자하는 게 코인을 직접 투자하는 것보다 더 좋은 투자일 수 있다. 직접 앱을 만들거나 블록체인을 활용해 본인의 제품을 팔 수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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