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트코인 탭루트 업그레이드! 이더리움의 스마트계약 왕좌를 뺏어오나?

비트코인의 4년만의 대규모 업그레이드가 이루어졌다! 이른바 탭루트(Taproot) 업그레이드. 2017년 8월 세그윗(SegWit) 업그레이드 이후 4년 만에 이루어진 소프트포크라고 한다.

 

참고로 소프트포크(softfork)는 블록체인의 기능을 일부 개선하는 것, 하드포크(hardfork)는 기존 블록체인 네트워크와 아예 갈라서는 것을 의미한다. 사실 이더리움도 하드포크로 생겨난 코인. 초기 이더리움이 해킹을 당하면서 이를 해결하기 위해 하드포크를 진행해 이더리움이라는 새로운 블록체인을 만든 거다. 애초에 사용하던 오리지널 체인은 이더리움 클래식이고. 그러니까 이더리움 클래식에서 이더리움이 생겨났다! 라고도 볼 수 있는 거다.

 

아무튼 비트코인은 70만 9,632번째 블록에서 11월 14일 탭루트 업그레이드를 성공적으로 완료했다. 탭루트 업그레이드 덕에 비트코인의 개인정보 보호 기능과 확장성이 더 향상될 거라고. 

 

이번 탭루트 소프트포크에서는 MAST(Merkelized Abstract Syntax Tree)를 도입했다. MAST는 송신자와 수신자가 거래에 함께 서명하는 기능이다.

 

MAST에서 주목받는 기능은 '슈노르(Schnorr) 서명'이다. 슈노르 서명을 도입해 디지털 서명 기능을 강화한다는 건데, 한 사람이 여러 주소에 들어있는 비트코인을 보낼 때, 각각 전송하지 않더라도 한 번의 서명만으로 전송할 수 있게 한다는 거다. 내가 비트코인을 업비트, 빗썸, 코빗에 갖고 있는데 그걸 집순이에게 보내고 싶다고 해보자. 예전에는 업비트, 빗썸, 코빗에서의 거래건을 각각 서명해야 했지만 지금은 슈노르 서명을 도입해 한번에 보낼 수 있게 됐다. 이 슈노르 서명 덕에 한 명이 거래한 것인지 여러 명이 거래한 것인지 구분할 수가 없어지므로 거래의 익명성과 보안이 강화되는 셈.

 

ECDSA Signatures (credit to Sam Wouters)

Schnorr Signatures (credit to Sam Wouters)

 

다수의 키를 입력하고 처리할 필요가 없으니 거래 데이터가 작아지고, 작아진 거래 데이터가 다중 거래와 일반 거래 간 생겼던 처리속도 차이를 줄인다. 즉 스마트 컨트랙트에도 긍정적으로 작용하는 셈. 서명을 한 번만 해도 되니 스마트 계약의 비용이 더 저렴해지고 블록체인에서 차지하는 공간도 줄어들기 때문.

 

그럼 이번 탭루트 업그레이드로 스마트 컨트랙트의 대표주자인 이더리움에 비해 비트코인이 유리해진걸까? 현재 디파이 플랫폼 대부분은 이더리움을 베이스로 하고 있는데 비트코인 기반으로 가능할까?

 

그건 아직 아니라고 한다. 아직 비트코인은 이더리움을 부흥시킨 다파이 같은 복잡한 스마트컨트랙트는 구현이 불가하다고. 이더리움은 튜링 완전성이 있어서 조건 설정 & 반복 명령어가 쉽게 구현되어 복잡한 형태의 디앱(dApp)을 구동할 수 있는데, 비트코인은 스크립트 차원에서 이러한 응용을 구조적으로 막아놨다고. 

 

그러나 저러나 이번 탭루트 업그레이드가 획기적인 한가보다. 치열한 논쟁을 낳았던 2017년 세그윗 업그레이드와는 달리 탭루트 업그레이드는 만장일치로 통과되었고, 탭루트 이전과 이후를 아래 짤로 비유할 정도니까.

 

 

참고로 탭루트 업그레이드 기대감은 가격에 이미 선반영되어 호재로 작용하지는 않았다. 실제로 지금 비트코인 가격은 다소 조정받는 중.

 

 

 

참고

 

비트코인 '탭루트' 14일 업그레이드...익명성 강화 기대 | 블록미디어

비트코인 탭루트, 스마트컨트렉트 초석..디파이까진 갈길 멀다 - 코박